5월의 19번째 날 하루를더하다

1.
4회까지 진행된 [더 지니어스]


+ 승리한 팀은 즐겁지만 게임을 지켜보는 시청자는 맥빠지는 회가 지난 주에 이어 계속되었다.

김구라 라인이 고립되면서 나머지 세력이 모두 하나로 연합하기 시작한 게 3회부터의 일. 
2회까지는 양 팀을 오가며 상대의 전략이나 정보를 흘리는 사람이 있었다면, 3회부터는 정보가 일체 새어나오지 않는 상황이다.
우리편이나 아니냐를 가르는 기준이 전략의 일부로 기능하는 걸 넘어서, 아예 말도 섞지 말라는 주문으로까지 이어지지 않았나 생각될 정도. 자기가 속한 연맹으로부터 괜한 의심 사기 싫단 이유로 다른 세력과 접촉도 삼가는 분위기가 이어지면서 게임 자체도 반전이 없어지고 말았다. 제작진이 시청자를 낚을 만한 장면 연출을 하려고 해도 이렇다할 화면이 만들어지지 않는 듯? (이중스파이처럼 보이게 시청자를 속이려고 해도 이 방 저 방 오가는 사람이 있어야 그걸 화면에 넣어 낚을텐데, 그런 장면마저 없는 모양) 또한 상대편이 방에 들어오는 것도 차단하는 지경이 되니... 메인게임 방송분이 줄어들 밖에...

3회의 차민수씨 전략이나 4회의 홍진호씨 전략은 매우 훌륭했다. 지켜보는 제 3자는 재미없지만, 승리하는 데 협력한 팀원들은 모두 신났을 게 분명한 통쾌한 압승 전략임이 분명하다. (누구든 한 명이 이를 누설하거나, 힌트를 흘렸다면 역공을 당하기 쉬운 전략이다보니 편가르기가 갈수록 강화되어서, 프로그램의 재미를 위해서라면 차라리 김구라씨가 빨리 빠지는 게 오히려 더 낫지 않을까 싶기도..아닌가? 그리되면 거꾸로 하나의 집단이 약한 사람을 한명 골라내 떨어트리는 구조가 되려나?)


+ 이전 글에 썼지만, [더 지니어스]는 전체 구조에서 볼 때 한 회의 우승자가 되거나 가넷을 얻는 게 그리 큰 의미를 갖진 않는다.
우승자가 된다는 건 이번 회에 탈락하지 않는다는 보장일 뿐. (지난 회에 우승자였다 해도 다음 회가 되면 이전 기록은 리셋되며, 유지되는 건 오로지 가넷의 수 뿐이라.. 우승자의 매리트가 약한 구조다) 
가넷 역시 우승자가 되어 얻는 건 소량인데 반해 엉뚱한 경로로 얻는 가넷이 오히려 더 많아서, 별 다른 가치를 발휘하고 있지 못한 상황.

그럼에도 불구하고 메인 게임에 전력을 다하는 사람이 나오는 건, '게임 자체를 즐기는 유형'이 몇몇 섞여 있기 때문이란 생각이 든다. 대표적인 인물이 이상민, 홍진호, 그리고 김풍씨로. 방송을 보다보면... 이 사람들이 메인게임에서 전략을 짜고 그걸로 사람들을 움직여 이기는 것에 큰 쾌감을 느낀다는 걸 알 수 있다. 최종 우승 상금이나, 방송 출연 자체보다 방송이 주는 스릴과 승리의 쾌감에 더 비중을 둔다는 느낌? 

그래서 김풍씨와 이상민씨가 김구라연합에서 떨어져나온 게 일견 이해가 되는 중이다.


+ 4회까지 시청하며 김구라씨에게서 어딘지모르게 '드골'을 떠올리게 되었다.

샤를르 드골은 2차세계대전 중 친나치파인 비시(Vichy)정부에 대항해 영국으로 망명하여 항독투쟁을 펼친 인물로, 전후 프랑스 대통령에 오르기도 하였다. 국제정치에 있어 드골은 비타협전략을 사용하여 교섭에서 승리를 거둔 것으로 유명하다. 비타협전략이란 간단히 말해, 내가 제시한 조건을 받아들이거나 아니면 거부하거나. 오로지 이 두 가지 선택을 상대에게 제시하는 전략이라고 보면 된다. (예를 들어 노조가 임금인상을 요구할 때 사측에서 이를 거부하고 임금을 동결하거나, 아니면 회사를 폐업하겠다고 나오면 노조는 결국 회사측의 제안을 수용할 수밖에 없게 된다)

보통 비타협 전략을 사용하는 인물은 이것을 전략으로 쓰기보다는, 본인이 고수하는 원칙이 있어 그것을 꺾지 않기 때문인 경우가 많다. 계산적이어서 전략적으로 이를 채택하기보다는, 자기 고집이 있다든가 꺾여선 안될 원칙이 있는 경우가 많다는...

김구라씨가 고집이 센 유형 같지는 않은데, 신기하게도 [더 지니어스]에서만은 자기 원칙을 고수하는 게 유독 눈에 들어온다. 지키지 못할 약속을 하여 사람을 끌어모아 승리하는 모습은 보이질 않겠다는 것. 그래서 보다보면 아.. 이 사람은 이 프로그램에서의 출연 연장에 전력을 다하기보단 '어떻게 살다가 갈 것인가'를 더 중시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할까? 전략이나 생존보다 태도를 더 중히 여긴다는... (그리고 사실 이 분의 주력 방송이 이 프로그램이 아니기도 하고 말이다)

한 회의 생명연장보다 꺾지 않는 원칙이 우선이라 타협이 불가능하다보니... 다른 세력으로부터 배척받는 건 당연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 결과 점차 고립되어 이제는 옆에 성규 혼자 남은 상황 - -; (원래 비타협전략은 장기적으로 사용할 경우 오히려 독이 되어 부메랑을 제대로 맞을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은근히 성규 역시 비슷한 면이 있지 않은가 싶지 뭔가. 3회에서 차민수씨를 데스매치 상대로 지목하면서 한 말도 허세라기보다는 '멋지게 살다 가겠다'는 자기 원칙의 일부처럼 보이기도 하고... 4회에서 김구라씨가 좀비인 걸 감추기 위해 자신이 좀비로 보이게 만든 것도 '충성'이나 '승리를 위한 전략'보다는 '의리'로 보이기도 한다. (4회는 김구라씨가 거꾸로 성규에게 의지하는 느낌)

방송에서 계속 보고 싶지만, 현재의 세력 구도도 불리한 상황이고. 메인 게임이 발표되면 대략 이것이 어떤 형태의 게임인지 김구라씨가 방향은 잘 잡지만 세부 전략을 세우고 상황 정보를 수집해서 분석하는 역할까지 할 수 있는 경우는 아니라는 게 보인다. 성규 하나로는 힘에 부치니 중반 이후의 생존은 보장이 어렵지 않을까 예측해본다.


2. 착각하게 한 죄?

마봉춘과는 무슨 악연인지. 무도 출연한다고 했을 때 싸~하더라니. 방송 내용 듣고는 나가지 말았으면 싶더랬다.
하루쯤 지나 여기저기 스샷이 올라오며 오답으로 쓴 글자의 내용이 'ㅈㅅㄷ'라고 주장이 제기되는데, 스샷에 '정신'이라는 글자만 있을 뿐 '대'는 보이질 않는거다. 올라온 영상을 찾아보았는데 뒤에 글자가 'ㅅ'인 게 뚜렷이 보인다.

그러자 이젠 'ㅈㅅㄷ'라고 쓴 건 아니지만 그 단어를 떠올려서 '정신'이라고 썼을 거라느니, 일본 관련된 사항에 '정신'이라는 글자 자체를 쓴 것도 문제라는 비난이 나오는데. 이건 지나친 억지 아닌가? (정신없다의 '정신(精神)'과 ㅈㅅㄷ의 '정신(挺身)'은 한자가  다르다. 그럼 앞으로는 뒤의 단어를 떠올릴 수 있으니 앞의 단어도 쓰지 말라는 소린지?)

길가다 누군가가 벽을 향해 서 있는 걸 보고 '노상방뇨'를 떠올리게 했다며 화내는 꼴.
노상방뇨를 한 게 아니었음이 밝혀졌는데도 착각하게 했다며 화를 내다니. 심지어는 노상방뇨를 하려고 그리 서 있었을 거라며 상상력을 더해가며 비난을 하다니. 벽을 향해 서 있으면 노상방뇨를 하는 걸로 착각할 수 있으니 앞으로는 벽을 향해 서 있는 사람도 노상방뇨죄를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과 다를 게 없는 상황이다.

아이돌과는 전혀 상관도 없는 커뮤니티에 갔다가 '아이돌 그룹 누군가가 ㅈㅅㄷ 발언을 했다'며 다 함께 욕하자며 올린 글을 보았는데.. 보자마자 혈압이 솟구치는 줄. 하지도 않은 일을 했다고 만들어서 퍼트리는 몇몇 사람들과, 하진 않았더라도 했다고 착각하게 했으니 한 것과 다름 없다며 비난하는 몇몇 사람들 때문에 또 한 차례 홧병나는 팬질을 하게 되었다는.




[더 지니어스] 생존 전략 분석 Review

1.
잘 만들어진 게임은 플레이어(게임 참여자)로 하여금 의미있는 결정을 내리게 한다. 
그렇다면 '의미있는 결정'이란 무엇을 말하는가.

보통 플레이어들은 게임에서 승리하기 위해 전략을 수립하고 이행하는 과정에서 여러가지를 결정하게 된다. 정찰병을 몇시 방향으로 보낼 것인지... 자원 채취를 위한 일꾼과 전투를 위한 병사 중 어떤 것을 우선 생산할지.. 플레이어는 매 순간 자신의 선택이 어떤 결과를 불러올지 유추하며 결정을 내린다. 이렇게 추론 과정을 통해 선택된 결정들을 '의미있는 결정'이라 부른다. 

좋은 게임은 이러한 결정들을 전략에 따라 잘 운용하였을 때 승리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야 한다.


2.
잘 만들어진 게임은 승리를 위한 전략을 다양하게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가위바위보'가 좋은 게임이 될 수 있는 것은, 이기기 위한 결정에서 그 어느 것도 절대 우위에 있지 않기 때문이다. 만약 '가위바위보' 게임에서 상대가 '가위'와 '보'만 낸다면.. 플레이어는 승리하기 위해 오로지 '가위'만 내게 될 것이다. 최강의 무기라든가 절대 승리 전략 같은 게 등장한다면, 게임의 재미는 급격히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리 될 경우 너무나 뻔한 게임이 되기 때문이다)

잘 만들어진 게임은 어느 한 가지 선택이 다른 모든 선택사항을 이기지 않도록 설계되어야 한다. 전략 시뮬레이션게임이나 격투기 게임에서 이러한 게임 밸런스는 매우 중요하다. 테란이 절대적으로 유리해서도 안 되며, 저글링이 언제나 먹혀서도 곤란하다.

플레이어가 다양한 전략을 채택할 수 있으며, 의미있는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구조가 될 때. 우리는 이것을 잘 만들어진 게임이라 부른다. 그렇다면 [더 지니어스]는 과연 잘 만들어진 게임이라고 할 수 있는가?


3.
이 프로그램에서 잔 가지들을 모두 쳐내고 핵심이 되는 사항들만 남겨놓아보자. 무엇이 남는가. 
모든 것을 제거하고 나면 남는 것은 [탈락자가 되지 않는 것] 이것 하나 뿐이다.

[더 지니어스]에 참여하고 있는 플레이어의 목표는 승리가 아니다. 이들의 목표는 바로 '탈락하지 않는 것'이다. 우승은 탈락자가 되지 않기 위한 전략의 일부일 뿐이다. 내가 우승자가 아니라면, 내가 속한 팀이 이긴들 무슨 소용이겠는가. 이것은 이 프로그램의 성격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탈락하지 않고 살아남을 수 있을까? 탈락자가 결정되는 과정을 [그림 02]를 통해 살펴보자.

매 회 1명의 탈락자가 선정되며, 탈락자는 데스매치를 통해 결정된다. 탈락을 하지 않으려면 데스매치에 가지 않거나, 가더라도 거기서 이기면 된다. 그렇다면 데스매치에 가지 않으려면 어찌해야 하는가. 우승자가 되거나 / 우승자에게 선택되거나 / 최하위(탈락후보자)에게 선택되지 않으면 된다.

그림에서 보면 알 수 있듯이... 탈락자가 되지 않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그러나 이 방법들 중 확실한 전략으로 채택 가능한 것은 '우승자가 되는 것'뿐이다. 나머지 방법은 플레이어가 단독으로 성공할 수 있는 전략이 아니며, 그 때문에 실패할 확률이 발생하게 된다. '우승자에게 선택된다'는 전략은 '우승자'가 누구인가에 따라 성공하지 못할 가능성이 생기며, 우승자가 단독이 아닌 공동우승일 때 면제권이 사라지기 때문에 처음부터 이를 전략으로 삼는 것은 무리가 따른다. 마찬가지로 '탈락후보자에게 선택되지 않는다'는 전략 역시, 탈락후보자가 누구인가에 따라 변수가 큰 전략이므로 이를 처음부터 전략으로 삼기에는 무리가 있다.



[그림 03]의 목록들은 모두 탈락자가 되지 않기 위한 전략들이다. 하지만 게임 초반부터 전략으로 삼을 수 있는 것은 1단계 '우승자가 된다'이다. 이것이 여의치 않으면 2단계 '탈락후보자가 되지 않는다'를 채택하게 되고, 여기서 실패하면 3단계를, 다시 여기서 실패하면 4단계, 그리고 마지막으로 5단계 전략을 채택하는 방식으로 각각의 플레이어는 게임에 임하게 된다.

그러나 3, 4, 5단계 전략이 채택 불가능하거나, 확률적으로 성공 가능성이 낮다보니 현재 이 프로그램의 플레이어들은 1단계와 2단계 전략에만 집중하게 되었다. (지금 막 끝난 4회에서는 아예 1단계인 공동우승자를 만드는 전략이 사용됨) 그러다보니 시작 단계에서 다양한 전략을 수립하기보다는, 그때 그때 상황을 봐 가며 전략을 수립하고 방향을 수정하는 참가자들의 움직임을 자주 보게 된다. (머리싸움보다는 편가르기, 인간관계가 중요한 요소가 되는 것도 이런 이유) 

또한 '우승자에게 선택되는 것'은 1명이지만 '최하위에게 선택되지 않는다'는 다수이므로, 3단계보다 4단계가 더 확률적으로는 안전한 길이 되는 것도 이 프로그램의 재미를 떨어트리는 요소가 된다.

그 결과 이 프로그램은 전략을 잘 짜는 사람이 유리하지 않은 구조가 되었고, 그 때문에 긴장감이 떨어지지 않았나 싶다.
(탈락의 원인이 전략의 실패에 있지 않다는 것)


4.
그렇다면 기존의 룰을 변형하지 않으면서 참가자들이 보다 전략적으로 행동하도록 하는 방안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이 프로그램에서 전략적인 선택이 얼마나 다양하게 존재할 수 있는지 [그림 04]로 정리해보았다.


메인게임 시작 단계에서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전략 1'과 '전략 2'다. 만약 데스매치가 어떤 게임인지 이 단계에서 미리 알려준다면 '전략 5'를 취해 일부러 최하위가 되려는 사람도 등장할 수 있다. 그러나 이 프로그램은 이를 사전에 알려주지 않기 때문에 '전략 5'는 배제될 수밖에 없다.

전략 2는 다시 전략 3과 전략 4로 분기된다.
전략 3의 경우, 우승자가 누구이며 단독우승인가 아닌가 여부에 의해 폐기될 가능성이 존재한다. 또한 전략이 성공하여 자신에게 면제권을 주기로 한 사람이 단독우승자가 되더라도, 그가 자신을 배신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그러므로 자신이 지목한 사람을 단독우승자로 만들 자신이 있으며, 그로부터 배신당하지 않는다는 확신이 있는 경우 전략 3을 사용할 수 있다. (이준석, 홍진호, 차민수, 김구라의 경우가 여기 해당되는 인물로, 공통적으로 이들은 우승자가 되기보다 우승자를 만드는 전략을 취해왔다. 그런데 이들 모두 면제권을 보장받으려 들지 않는다는 점이 흥미롭다. 결국 이들의 전략은 '전략 4-데스매치상대자로 지목되지 않는다'였던 셈인데.. '이기기 쉬운 상대가 아님'을 자신했던 탓에 이런 행동을 보이지 않았는가 싶다)

또 한 가지. 우승자와 면제권을 놓고 거래하는 방법으로 전략 3을 추구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 때 우승자는 본래 주기로 한 면제권자를 배신하거나, 혹은 자신의 힘 만으로 우승을 하여서 면제권을 줘야 할 마땅한 사람이 없는 경우가 된다.

'탈락을 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게임인 만큼 '면제권'은 상당한 가치가 있을 수밖에 없는데... 단독우승자가 나온 게임에서 '면제권'이 의미없이 낭비되는 경향이 있어 이 부분이 강화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 과정에서 의리를 너무 따지다보니 보는 입장에서 조금 답답함 - -;;)


최하위(탈락후보자)를 제외한 사람들 중, 전략 1과 전략 3에서 실패한 참가자들은 모두 다음 단계인 전략 4 '최하위에게 선택되지 않는다'에 집중하게 된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이 단계에서 전략적으로 행동하는 사람을 볼 수가 없다. 모두가 탈락후보자의 처분만 기다리는 분위기. - -;

데스매치 상대자를 고르는 부분이 밋밋한 것은 상대자를 선정하기 전까지 데스매치 게임의 내용을 알려주지 않기 때문인 탓이 크다. 어떤 게임을 하게 될 지 모르는 상태에서 사람을 고르기 때문에, 탈락후보는 이길 만한 상대인지 사전에 판단하지 못한 상태에서 데스매치 상대자를 선정하게 된다. 마찬가지로 탈락후보자에게 자신을 선정하지 말라고 무언가를 제시하고 싶어도 게임의 내용을 알지 못하기 때문에 이기도록 도와주겠다는 카드 같은 것을 제시하지 못하게 되어. 이 과정이 무작위적인 선정으로 비춰지게 되고, 탈락자가 선정되는 가장 중요한 순간이 운에 맡기는 분위기가 되고 만다는 것.

1, 2회의 데스매치인 연승게임은 게임 플레이어가 아니라 집단이 탈락자를 결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밸런스가 무너진 게임이었다. 3, 4회의 데스매치인 전략윷놀이는 오히려 그 반대로. 메인 게임, 혹은 다른 참가자들과의 연동이 전혀 없는... 지나치게 독립된 별도의 게임이어서 보완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전체적으로 [더 지니어스]라는 프로그램은 메인 게임 자체는 꽤 재미가 있는데..
면제권의 사용과, 데스매치 상대자 선정에서 전략적인 결정이 이루어지지 못한다는 점. 그리고 탈락자 선정이라는 큰 틀에서 이성보다 감정이 앞서는 행동과 선택을 하는 경우가 많아.. 긴장감이 떨어질 때가 많다. 이런 몇몇 부분에서 보다 타이트한 구조로 만들어졌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 오늘 성규 모습이 매우 마음에 들었음 ^^
3회의 데스매치보다 4회인 오늘 성규의 활약이 더 눈에 들어왔다는.... 음훗 
두뇌회전도 빠르며 상황을 판단하는 능력이나 연기력도 출중하여서 기대감이 증폭된 회가 아니었나 싶다.

++ [지니어스] 볼 때마다 아이돌 출연자가 성규 한 명인 것에 감사하게 된다. 
출연자 중 다른 그룹 멤버가 한 명 더 있었다면 인터넷이 얼마나 헬이 되었을까. (상상해보다가 아찔했음)
혹은 각 그룹의 아이돌들 13명으로 이런 프로그램을 만든다면 지옥문이 제대로 열리지 않았을까? ㅜㅜ
(남여 아이돌 13명으로 구성하면 우결 저리가라인 헬게가 열릴 지도....ㄷㄷㄷ)

성규 출연시켜줘서 고마운데, 성규 혼자만 출연하게 해 줘서 더 고맙다. ㅠㅠ

[더 지니어스] 게임의 구조 Review

1.
전략적 결정에 대해 분석하는 것을 '게임 이론'이라 한다. 여기서 게임은 전략을 유발하게 하는 조건을 의미하며, 게임 참가자들은 주어진 조건과  참여자 사이의 상호작용을 고려해 전략을 수립하게 된다.

'게임 이론'에는 몇 가지 공통사항이 존재한다.
공간과 시간이 제한되어 있으며, 게임 참가자들은 개인의 이익을 최대한 추구한다는 것. 즉, 게임 이론 안에서 모든 참가자는 비슷한 정도의 지능과 판단력을 지니고 있으며, 각자 최선이라 생각하는 결정을 선택해 행동하게 된다.

또 한 가지. 개인적인 특성들을 - 감정적인 요소라든가, 판단능력의 차이와 같은 - 변수로 넣지 않을 것.
(미워하는 참가자가 우승하는 것을 막기 위해 뻔히 보이는 손해를 감수한다거나, 이성에게 잘 보이기 위해 대신 져 주는 일 따위의 가정은 게임 이론에서 용납되지 않는다.)


2.
게임 이론으로 가장 유명한 사례로 [죄수의 딜레마]가 있다.
[그림 01]을 보자.
도둑질을 한 공범 A와 B는 경찰에 잡혀온 상태다. 경찰은 이들이 범인이라는 증거를 가지고 있으나, 이들이 저지른 다른 범죄에 대해서는 심증만 있을 뿐 물증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이들이 끝까지 무죄를 주장할 경우, 현재 증거가 확보된 범죄에 대해서만 형을 받으며 두 사람 모두 3년형을 살게 된다. 그러나 두 사람이 모든 범죄 사실을 자백하고 자신의 공범이 누구인지를 밝힌다면, 두 사람은 10년 형을 살게 된다. 경찰이 확보한 증거가 불충분하다는 것을 이들도 알고 있으므로, 경찰이 밝혀내지 않은 죄를 자백할 까닭은 전혀 없다.

그런데 이때. 경찰이 두 사람에게 각각 한 가지 제안을 한다.
상대가 무죄를 주장하고 있는 것과 달리, 당신이 다른 범죄를 인정하고 공범이 누구인지 자백한다면. 자백한 사람은 1년형만 받게 해주겠다는 것이다. (동료를 팔아넘길 경우 팔아넘긴 사람은 감형을 받지만, 끝까지 버틴 사람은 중형을 선고하겠다는 것)

만약 내가 A의 입장이라면 어떨까?

경우에 따라 나는 25년형을 받거나 10년형, 3년형, 혹은 1년형을 받을 수도 있다.
네 가지의 가능성이 존재하지만 이것은 내가 결정할 수 있는 선택사항은 아닌 것이다.

내가 결정할 수 있는 것은 자백할 것인가, 무죄를 주장할 것인가. 이 둘 뿐이다. 자백할 경우 얻게 될 가능성은 10년 또는 1년형이며, 무죄를 주장할 경우 가능성은 25년 또는 3년형이 된다. 가능성만 놓고 본다면 자백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A와 B의 복역 기간을 합산한다면 이 둘에게 가장 이익이 되는 결정은 둘 다 무죄를 주장하는 것이다.
그러나 결정적으로 A는 B를 믿을 수 없기 때문에 자백을 하게 되며, 마찬가지로 B역시 A를 믿을 수 없기 때문에 자백하는 길을 선택한다. 그 결과, 두사람은 10년형을 살게 된다.
경찰이 가지고 있는 증거로는 3년으로 충분했을 것이, 이들이 서로를 믿지 못하여 자백한 탓에 10년형을 살게 되는 것이다.


[죄수의 딜레마]에는 이런 특징이 있다. 게임 참가자들이 자신의 이익이 최대가 되도록 절대우위 전략을 취하면 취할수록, 그 결과는 오히려 손해를 보게 되는 것.

그렇다면 왜 이런 결과가 나오는 것일까?


3.
[죄수의 딜레마]가 간과하고 있는 것은 '게임 참가자'는 과연 누구인가라는 점이다.
'용의자 A'는 경찰의 제안을 받고 고민에 빠진다. 끝까지 무죄를 주장하는 것이 두 사람 모두에게 유리한 결정임을 알고 있지만, B가 자신을 배반하게 된다면 혼자 25년형을 받게 될 것이다. A는 결정하기에 앞서 B가 어떤 결정을 내릴 것인지 추론하게 된다. 그 결과 B가 자백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여 무죄를 주장하려던 자신의 입장을 버리게 된다.

이런 점 때문에 [죄수의 딜레마]는 A와 B 사이의 머리싸움처럼 받아들여지곤 한다.
그러나 사실 [죄수의 딜레마]는 3자 구도로 이루어진 게임이다.

[죄수의 딜레마] 게임 참가자는 A와 B, 그리고 경찰이다.

A와 B는 머리싸움을 하며 상대의 전략을 간파하기 위해 노력하게 되고 그 결과 오히려 자신에게 불리한 결정을 내리게 된다. 그러나 이들이 서로를 믿지 못하고, 경쟁하게 만든 것은 경찰이 내민 제안 때문이다. 즉 A와 B를 대립관계로 만듦으로써 가장 큰 이익을 보는 것은 경찰이며, 이 게임의 승자 역시 경찰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경찰은 게임에서 어떻게 승리하게 된 것일까?
경찰의 전략이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결정적 원인은 '제안의 내용'과 '정보 통제'에 있었다. A와 B가 서로 만나 합의하지 못하도록 철저하게 이들을 격리시키는 것. A와 B를 협력관계가 아닌 경쟁관계로 만듦으로써 양측이 출혈경쟁을 하도록 한 것이 경찰의 전략이었던 셈이다.


이와 비슷한 사례로 [카드 사모으기]가 있다.

똑같은 모양의 붉은색 카드 50장을 50명의 사람에게 한 장씩 나누어 준 뒤 이들을 방안에 가두고, 녹색의 카드 50장을 가지고 있는 한 사람(A)이 들어가, 이것을 사모으게 하는 게임이다. 카드를 사모은 뒤 A는 방 밖으로 나올 수 있으며, 붉은색과 녹색 카드 2장을 1개의 쌍으로 만들어 1쌍당 10만원을 받고 팔 수 있다고 한다. (만약 A가 50명으로부터 50장을 모두 사모으게 된다면, 50쌍의 카드가 되기 때문에 '10만원X50쌍'. 즉 5백만원을 갖게 된다) 방 안의 50명이 이 사실을 알고 있다고 할 때, 이들은 카드 판매금으로 A에게 얼마의 돈을 요구할 수 있을까?

A가 아니면 카드를 팔 곳이 없기 때문에. 50명의 사람들은 단 1원이라도 받는 것을 선택할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은 A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사람들로부터 카드를 사들이지 못한다면 A는 거래 실패 건수당 10만원의 손해를 보게 된다. 50명의 사람들은 A에게 카드를 팔지 않을 경우 A역시 손해를 본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카드를 1원에 팔지 않고 최대한 많은 돈을 받아내는 쪽으로 전략을 수정하게 된다.

거래가 성사되지 않으면 양쪽이 모두 손해를 보기 때문에, 결국 카드 거래가는 10만원의 절반인 5만원으로 결정되고, 50명의 사람들은 자신의 카드 가격으로 5만원이 적절하다는 판단을 하게 된다. (즉 50명은 각각 5만원씩 벌고, A는 250만원을 버는 결과가 됨)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상황이 발생한다면?
A가 방 안에 들어와 50장의 카드 중 하나를 꺼내 불에 태워버리는 것이다.

이제 A는 카드를 49장만 가지고 있으며, 50명의 사람 중 누군가 한 명은 A에게 카드를 팔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게 된다.
즉, 50명 사이에 경쟁관계가 형성되는 것. A에게 카드를 팔기 위해 50명은 서로 가격경쟁을 하게 되고, 5만원이던 카드가격은 경쟁적으로 하락하게 된다. 카드 한 장을 불에 태움으로써 A는 매출액에서 10만원을 손해보지만, 그 덕분에 49장의 카드를 더 낮은 가격으로 구매하게 되니 카드 매입가가 낮아져 결과적으로는 더 큰 이익을 얻을 수 있다.

대부분의 시장은 이런 시스템으로 이루어져 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시장은.
자신의 카드를 팔기 위해 서로 경쟁하고 있는 50명의 게임이 아니라.
50명을 서로 경쟁하게 만든, 숨겨진 존재 A에 의해 주도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전략적 사고에서 중요한 것은 내가 누구와 경쟁하고 있는가가 아니라.
게임에 참여(관여)하고 있는 전체 참가자가 과연 누구인가를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 되어야 한다.



4.
그렇다면 [더 지니어스]의 구조는 어떤가?

13인의 출연자로 시작한 이 프로그램에는 13명의 참가자 외에도 게임 주최자인 '제작진'이 게임에 참여하고 있다.
협력관계에 있던 A와 B를 대립관계로 만들었던 경찰처럼. 이 프로그램에서 '제작진'은 13인이 서로 의심하고 경쟁하도록 하는 역할과 함께, 게임의 룰을 결정하고 상금을 제시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워낙 전지전능한 참가자라 13인의 출연자가 '제작진'을 이기는 것은 요원해보인다.
하지만 용의자 A와 용의자 B가 경찰과의 전략 게임에서 이기기 위해 필요한 것이 서로 만나 협의를 하는 것이었던 것처럼. 카드 판매 사례에서도 50명은 카드를 헐값에 넘기지 않는 방법을 찾아내는 게 가능하다. 49장을 가지고 있는 A에게 카드를 팔 '대표'를 선발해 그에게 50장을 대리 판매하도록 하는 것이다. 물론 A는 이 대표로부터 49장의 카드만 사려고 할 것이다. 그렇다면 대표는 49장을 245만원에 팔고 돌아와 245만원을 50명에게 나눠주면 된다. (즉 각자에게 4만9천원이 돌아가게 됨)

경쟁관계에 놓여있음으로 해서 모두에게 불리해진 게임은, 협력을 통해 승리하는 게 가능하다.
마찬가지로 [더 지니어스]에서 상금이 목적인 출연자 13인이 순수한 일반인이이며 철저하게 자신의 이익을 추구한다고 가정한다면, 이들은 거꾸로 협력관계를 형성함으로써 '제작진'을 이기고 그들로부터 상금 액수를 높이도록 만들 수가 있다. 특히 지금까지 방송된 1회와 2회의 메인매치에서는 룰에 허점이 있었고, 전원이 공동우승을 하여 데스매치가 불가능한 상황을 만들거나 '제작진'이 가넷을 대량 소모하도록 유발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이렇게 될 경우. 방송도 안 되거니와, '프로그램'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다.


5.
[더 지니어스]의 출연자는 일반인이 아니며, 이들은 상금을 목표로 하지 않는다.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이 방송의 출연자들은 모두 자신의 분야에서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둔 사람들이며 높은 출연료를 받는 방송인들이 상당수 포함되어 있다. 그 때문에 이들이 전략을 세울 때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우승 상금이 아니며, 제작진과의 좋은 관계라든가 프로그램의 성공, 시청자들의 반응과 같은 것들을 우선시하게 된다.
물론 매회 탈락자를 선발하기 때문에 서로 경쟁할 수밖에 없는 구도가 자연스럽게 형성되며, 탈락을 하지 않으면서도 연예인으로서의 자신의 이미지를 훼손시키지 않는 선에서의 적절한 전략을 수행하게 된다.

그 결과 이 프로그램의 참가자들은 아래의 그림과 같은 형태의 구조를 이루게 된다.
보통 이런 프로그램의 경우, 정보통제권을 지닌 '제작진'과, 모든 참여자가 신경을 쓰는 존재인 '시청자'가 상부에 위치하기 마련이다. 그 결과 출연자는 상단의 이 둘을 신경쓰며 게임에 참여하기 쉽다.

설령 출연자들이 시청자를 의식하지 않으며, 자신의 최대 이익에 따라 전략을 수립하고 게임에 참여한다 하더라도 '제작진'의 정보통제권이 너무 막강한 구조일 때, 이것이 대본이 아니라 100% 리얼이라 하더라도 제작진의 의도에 의해 게임의 결과가 바뀌기 쉬운 구조가 된다.


6.
'게임 이론'에서 정보통제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차지한다.

A와 B가 동시에 '가위바위보'를 하면 A는 B가 무엇을 낼 지 모르는 상태에서 결정을 하게 된다. 하지만 B에게 '가위바위보'를 먼저 내게 하고, A가 그것을 본 뒤 '가위바위보'를 한다면? 게임은 당연히 A의 승리로 돌아간다.
전자의 경우를 [동시진행게임]이라 하고, 후자의 경우를 [교차진행게임]이라 부른다.
(교차진행게임의 대표적인 경우로 '바둑'이나 '체스'같은 것을 떠올리면 이해하기 쉽다)

교차진행으로 이루어지는 바둑경기에서 상대가 둔 곳이 어디인지 알려주지 않고 바둑을 두게 한다면?
정보가 차단된 사람이 불리할 수밖에 없다.


[더 지니어스] 게임에서 '제작진'은 데스매치 게임의 내용을 사전에 알려주지 않거나, 동시진행해야할 게임을 교차진행함으로써 특정 참여자에게 유리한 조건을 만들어주는 경우가 있다.

사전에 데스매치 게임의 내용을 알려줄 경우 출연자 중 이를 역이용하는 사람이 등장할 수 있다.
'정보'가 주어져야, 그 정보를 활용하려는 사람이 존재할 수 있다. 하지만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다면 그런 사람 역시 등장하지 않으며, 게임의 진행이 예기치 않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더 지니어스]라는 프로그램의 재미가 생각보다 크지 않은 것은 출연자들의 능력치가 기대에 미치지 못해서라기보다는, 이들이 다양한 전략을 수립하지 않도록 통제하고 있는 '제작진'의 정보통제권'이 너무 막강해서 밸런스가 맞지 않기 때문이다.


'게임의 룰'이 고정적이어야 그 룰의 허점을 파고드는 수를 쓸 수 있는데, 출연자들이 그런 수를 쓰는 것을 막기 위해 룰을 견고하게 하기보다, '제작진의 편의에 따라 룰을 변경할 수 있다'는 쪽으로 방향을 잡다보니. 보는 재미가 덜하다는 것. 데스매치 참가자가 누구인지 확인한 다음 어떤 게임을 할지, 혹은 누가 먼저 게임을 할지 알려준다면 상대가 가위를 낸 것을 본 다음 바위를 내는 것과 같은 결과가 된다.

아직은 프로그램 초반이라 출연자의 수가 많기 때문에 이것이 변수로 작용해서 재미 요소를 찾기 쉬운데, 출연자가 줄어들 경우 '제작진'의 정보통제권이 지금보다 약화되어야 재미가 유지되지 않을까 싶다.


지금까지는 철저하게 성규 중심으로, 성규 보는 재미로 보고 있는 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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